호주에서 번 돈으로 한국 아파트를 산다면?
조옥아 · 2026년 8월 27일
호주에서 20년 넘게 거주해온 홍부장은 은퇴 후 한국으로 돌아갈 가능성을 생각해 서울의 아파트를 구입하기로 했습니다. 매매대금은 대부분 호주에서 사업을 하며 모은 돈으로 지급하고, 일부는 한국에 있는 부모님의 도움을 받을 예정이었습니다.
그런데 계약을 준비하다 보니 예상하지 못했던 문제가 생겼습니다.
"호주에서 번 돈이라는 것을 어떻게 증명해야 하나요?" "부모님이 보태주는 돈은 증여가 되나요?" "한국에 집을 사면 호주에도 신고해야 하나요?"
해외에 거주하면서 한국 부동산을 취득하는 경우에는 단순히 매매대금만 준비하면 되는 것이 아닙니다. 자금출처, 증여 여부, 한국과 호주의 세법상 거주자 지위, 양국의 세금 및 신고의무를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1. 매매대금의 '자금출처'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한국 부동산을 취득할 때에는 거래금액과 지역 등에 따라 자금조달계획서 제출이나 자금출처 소명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특히 해외에서 큰 금액이 들어오는 경우에는 단순히 "호주 은행에서 송금했다"는 사실만이 아니라 그 돈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호주에서 받은 급여가 매수자금이라면 급여명세서, 세금신고 자료, 은행거래 내역 등을 통해 자금의 형성과 송금 경로를 확인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2. 부모님이 보태준 돈은 증여가 될 수 있습니다
부동산 매매대금 중 일부를 부모님이 부담하는 경우에는 해당 자금이 증여인지 대여인지를 명확하게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가족 간에 돈을 빌렸다고 하더라도 차용계약, 이자 지급, 상환계획 및 실제 상환내역 등이 없다면 실질적으로 증여로 판단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가족의 자금지원이 예정되어 있다면 송금한 뒤 설명을 맞추기보다 자금을 이동하기 전에 법적·세무상 성격을 정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3. 한국과 호주의 '세법상 거주자'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국적과 세법상 거주자는 동일한 개념이 아닙니다.
한국 국적을 가지고 있더라도 한국 세법상 비거주자가 될 수 있고, 반대로 호주에서 장기간 생활한다면 호주 세법상 거주자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세법상 거주자 여부에 따라 해외소득과 해외자산에 대한 신고 범위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한국 부동산을 취득하기 전에 현재 어느 나라의 세법상 거주자인지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4. 한국 부동산에서 발생하는 소득은 호주 세금과도 연결될 수 있습니다
호주 세법상 거주자가 한국 부동산을 임대하면 해당 임대소득이 호주 세금신고와 연결될 수 있고, 향후 부동산을 매각하여 양도차익이 발생하는 경우에도 호주의 CGT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 이미 세금을 납부했다고 해서 호주에서의 신고의무가 자동으로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호주 세법상 거주자는 일반적으로 해외에서 발생한 소득이나 해외 자산과 관련된 사항을 호주 세금신고 과정에서 함께 고려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5. 가족 명의로 대신 구입하는 방법은 주의해야 합니다
절차가 번거롭다는 이유로 부모나 형제자매 명의로 부동산을 구입하면서 실제 매수자금은 본인이 부담하는 방식은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부동산의 실제 소유자와 등기명의자가 다른 명의신탁을 원칙적으로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으며, 사안에 따라 과징금이나 형사책임뿐만 아니라 증여세 및 자금출처 문제까지 함께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부동산을 취득할 때에는 실제 자금을 부담하는 사람과 부동산의 명의자가 일치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며, 매매대금 역시 매수인과 매도인 사이에서 직접 지급되어 그 자금의 흐름이 명확하게 확인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특히 제3자의 계좌를 거치거나 가족 명의의 계좌를 이용하여 매매대금을 지급하는 경우에는 향후 자금출처를 소명하는 과정에서 추가적인 설명이 필요할 수 있으므로 거래 초기부터 자금의 출처와 지급 경로를 명확하게 정리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계약하기 전에 확인할 5가지
한국 부동산을 구입하려는 해외 교민이라면 계약 전에 다음 사항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 나는 한국과 호주 중 어느 나라의 세법상 거주자인가?
- 부동산 매매대금의 출처를 자료로 설명할 수 있는가?
- 가족으로부터 받은 돈은 증여인가, 대여인가?
- 한국 부동산 소유 및 관련 임대소득이나 양도차익을 한국과 호주에서 어떻게 신고해야 하는가?
- 실제 자금부담자와 부동산 명의자가 일치하는가?
한국 부동산 취득은 단순한 부동산 거래가 아니라 자금출처, 해외송금, 증여, 세금 및 거주자 판정이 함께 연결된 크로스보더 거래입니다.
따라서 계약과 송금을 먼저 진행한 뒤 세금 문제를 정리하기보다는, 거래 전에 자금의 출처와 양국의 신고구조를 함께 점검하는 것이 예상하지 못한 세금이나 조사 위험을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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