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법원, 인공지능이 특허의 발명자가 될 수 없음을 확인 - Commissioner of Patents v Thaler [2022] FCAFC 62
김현태 · 2022년 11월 23일
2021년 7월 호주 연방법원은 인공지능 (AI)도 호주 특허의 발명자가 될 수 있다는 획기적인 판결을 내린 바 있습니다(당사 홈페이지 2021년 9월 17일 칼럼 참조). 이에 호주 특허청은 곧바로 Full Court of the Federal Court of Australia 에 항소를 하였고, 2022년 4월, 재판부는 1심의 결정을 만장일치로 뒤집고 인공지능의 발명자 자격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결하였습니다.
항소 배경
인공지능을 발명자로 인정한 연방법원의 판결에 불복하여 항소한 호주 특허청은1심 단독 재판부인 비치 판사가 특허법 제 15조를 잘못 해석했다고 주장하며, ‘발명자’는 반드시 개인 특허 신청인 혹은 소유자여야 한다고 강조하였습니다. 비치판사는 해당 특허법 조항에 명시된 ‘발명자’라는 용어가 넓은 의미인 ‘agent’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에 발명자는 인간이 아닌 기계도 될 수 있다고 판시하였으나 호주 특허청은 이 해석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주장하였습니다.
항소법원의 판결
2022년 4월 13일 Full Court of the Federal Court는 비치 판사의 1심 판결을 만장일치로 뒤집고 특허청의 손을 들어주면서, 인공지능인 ‘다부스’는 호주 특허법 및 규칙 하에서 ‘발명자’로 인정될 수 없다고 판결하였습니다. 이번 판결을 위해 재판석은 기존의 3인 판사 구성이 아닌 5인 판사 (Allsop CJ, Nicholas, Yates, Moshinsky 및 Burlet JJ)로 구성되어 이번 항소심 판결이 호주 사회에 끼칠 영향이 얼마나 큰지 보여주었습니다.
Full Court of the Federal Court는 이번 판결을 내리는 과정에서 특허법의 성문법적 표현, 구조 및 역사와 해당 법률의 정책 목표 및 하위 규칙들을 폭넓게 고려했다고 밝혔습니다. 법원은 특허법 제 15조 및 개정 전의 동일 조항(특허법 1936 제 34(1)조)이 특허권이 직간접적으로 파생하는 ‘실질적인 발명자’의 존재를 반드시 필요로 한다고 보고, 법적으로 인정하는 법인격을 가진 자연인인 사람만이 특허의 ‘발명자’가 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와 유사하게 특허규칙 제 3.2C(2)(aa)조에 따르면, 특허 협력 조약(워싱턴, 1970년 6월 19일)(PCT) 하의 특허 출원 신청자는 반드시 해당 특허 출원 대상인 발명을 진행한 ‘발명자’의 이름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도 고려대상이었습니다. 따라서, 특허규칙 제3.2C(2)(aa) 하에서의 ‘발명자’와 ‘발명’에 대한 참조는 특허법과 동일한 의미를 가진다는 특허청의 주장이 인정되었고, 이에 따라 ‘다부스’는 ‘발명자’로 등재될 수 없다고 판시하였습니다.
법률 해석
특허법 제 15조에 근거하여 네 종류의 법적 개인이 발명 특허권을 부여받을 수 있는데, 제 15조 1항 (b), (c) 그리고 (d) 는 각각 특허 당사자가 ‘사람’ 발명자로서의 자격을 획득한 뒤에 특허 부여가 가능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Full Court of the Federal Court에 따르면, ‘발명자’라는 용어에 대한 근본적 법률 해석 원칙은 인공지능 시스템에 의해 고안된 발명이 특허권을 받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고, 단지 특허권 신청을 위해서는 ‘사람’인 발명자가 명시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이번 판결은 사람이 아닌 작가(예를 들어, 컴퓨터 코드 등)가 만든 저작물을 보호하지 않는 호주 저작권법의 입장과 동일한 선상에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시사점
항소심 판결 후, 인공지능 ‘다부스’를 만든 Thaler박사는 연방법원의 결정에 항소하기 위해 연방 대법원 (High Court)에 special leave를 신청했지만, 3명의 판사로 구성된 High court재판부는 11월 11일 이 항소신청을 기각함으로써 ‘사람이 아닌 인공지능이 발명자가 될 수 있는가’라는 오랜 논쟁에 ‘아니오’라는 대답으로 종지부를 찍었습니다. 하지만, 연방 대법원은 좀 더 적절한 케이스로 이 주제에 대해 다시 다루어볼 기회가 있기를 소망한다며 여지를 남기기도 했습니다.
산업계에서 점차 인공지능의 활용이 늘어나고 있고 이 사건처럼 인공지능 스스로가 발명을 하는 것이 가능해진 상황이지만, 호주에서는 아직까지는 인간이 직접 고안해 낸 발명만이 특허로써 보호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한 판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작성도움: 곽민정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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