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법률] 사건의 무게를 줄이는 방법
조옥아 · 2022년 6월 24일
최근 한국에서는 한 의뢰인이 상대측 변호사 사무실에서 흉기를 휘두르고 불을 질러 본인 포함 일곱명이 사망하고 수십명이 부상당한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이 사건의 용의자는 소송에서 패소한 후, 본인을 대리한 변호사를 찾아가 향후 대응 방법에 대하여 논의한 것이 아니라 상대방을 대리한 변호사의 사무실에 찾아가 직원들을 상대로 잔인한 범행을 저지른 것입니다. 상상하기도 힘든 이 끔찍한 사건으로 인하여 한국의 법조계는 크나큰 충격에 빠졌고, 호주에서 이 소식을 접한 저 역시도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었습니다.
이 사건은 매우 극단적인 경우이고 절대로 정당화될 수 없는 범죄 행위이지만, 이처럼 소송의 결과는 한 사람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꿀 수 있을 정도로 큰 영향을 미칩니다. 그렇기 때문에 소송 당사자 뿐만 아니라 소송을 대리하는 변호사, 사건을 판단해야 하는 검찰과 법원 모두에게 소송은 어렵고 힘든 일입니다. 또한 소송의 과정 자체도 매우 복잡하고 오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이에 따른 금전적 비용과 정신적 스트레스도 상당합니다. 긴 병에 효자 없듯이, 장기간 이어지는 법적 싸움도 당사자들을 쉽게 지치게 합니다.
그러나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통해 질병을 조기에 발견하여 보다 쉽게 치료를 할 수 있는 것처럼 큰 법적 분쟁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일의 초기 단계에서부터 꼼꼼하게 관련 법률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내가 작성하는 계약서나 유언장이 호주와 한국에서 모두 적용되기를 원한다면 양국에서 법적 효력을 가질 수 있도록 충분한 요건을 갖추어 작성되었는지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할 것입니다.
한국과 호주의 법체계는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호주에서 가능한 일이 한국에서는 불가능할 수 있고 반대로 한국에서는 당연한 일이 호주에서는 적용할 수 없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몇가지 큰 차이점을 들자면, 한국의 법체계에서는 형사 사건이 피해자와의 금전적인 합의를 통해 해결되는 경우도 있지만, 호주에서는 피해자와의 합의가 기소 여부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도 있습니다. 또한, 한국에서는 민사 사건에서도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금전적인 피해를 입었다면 민사상 손해배상과 별도로 사기죄 등 형사 고소가 가능한 경우도 있지만, 호주에서는 민사사건이 형사사건화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한국과 달리 호주에서는 혼인파탄의 책임과 상관없이 12개월 이상의 별거기간만 충족시키면 이혼이 성립되는 것도 대표적인 차이점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아무리 초기 단계에서 신중히 법률을 검토를 하였어도 법적 분쟁이 불가피한 경우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일단 법적 싸움을 시작하기로 결정하였다면 증거 등이 해당 법체계에서 수용될 수 있는 것인지, 해당 국가의 법원에서 어떻게 판단할 것인지를 세밀히 따져 보아야 할 것입니다. 해당 국가의 법논리와 판례를 검토했을 때 이길 수 없는 싸움이라고 판단이 되면 비록 억울한 마음이 들지라도 그 싸움은 처음부터 시작하지 않는 것이 낫습니다. 법원은 법에 의하여 사건을 판단하는 곳이지 주관적일 수 밖에 없는 나의 감정을 수용해주는 곳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물론 한국 법원은 위자료로 이 부분을 일부 감안할 수는 있겠으나, 위자료가 모든 분쟁에 적용되지는 않습니다. 또한 재판에 승소한다 하더라도 판결문이 휴지조각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해당 국가에서 어떠한 조치를 취해야 할지 사전에 변호사와 함께 강구해야할 것입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법률자문을 한번 받아보지 않는다면 그만큼 법적 분쟁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습니다. 유언, 상속, 이혼 등 개인적인 법률문제부터 고용이나 투자 등 상사 계약에 이르기까지 초기 단계에서부터 법률 자문을 받을수록 잠재적인 분쟁 요소를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여러 나라에 걸쳐 적용되어야 할 문제라면 더더욱 각국의 법률 전문가의 조언이 필요할 것입니다. 정신과 상담을 통해 인생의 무게를 덜어내듯, 법률 상담을 통해 사건의 무게를 덜어내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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